계약갱신청구권을 쓰려는데 집주인이 "내가 들어와 살 거예요"라고 하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하는 분이 늘었습니다. 2026년 세제개편안이 집을 오래 보유한 것보다 직접 사는 것에 세금 혜택을 몰아주는 방향으로 잡히면서, 전세를 놓던 집주인이 실거주로 돌아설 이유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먼저 결론입니다. 집주인 본인이나 그 부모·자녀가 실제로 살려는 경우는 법이 인정하는 갱신 거절 사유가 맞습니다. 다만 거절해 놓고 실제로는 다른 사람에게 세를 놓으면 손해배상 책임이 따릅니다.
법제처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 조문을 직접 열어 거절 사유를 하나씩 세어 봤더니 모두 9가지였고, 실거주는 그중 8번째였습니다. 아래 내용은 전부 그 조문에서 확인한 것입니다.
핵심 요약
- 계약갱신청구권은 임대차가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요구해야 하고, 1회만 쓸 수 있으며 갱신되면 2년이 더 붙습니다.
- 집주인이 거절할 수 있는 사유는 법에 9가지로 정해져 있고, 실거주는 그중 하나입니다.
- 실거주 범위에는 집주인의 직계존속·직계비속도 포함됩니다.
- 실거주를 이유로 거절해 놓고 갱신됐을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제3자에게 임대하면 손해배상 대상입니다.
- 갱신될 때 차임·보증금 인상은 20분의 1(5%) 을 넘지 못하고, 올린 지 1년 안에는 다시 올릴 수 없습니다.
1. 왜 지금 실거주 이야기가 나오나
2026년 세제개편안의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집을 오래 보유하는 것만으로 세금을 깎아 줬는데, 앞으로는 거주한 기간을 기준으로 바꾸겠다는 내용입니다.
양도소득세의 장기보유특별공제가 대표적입니다. 지금은 1세대 1주택자가 보유 연 4%(최대 40%)와 거주 연 4%(최대 40%)를 각각 받지만, 개편안은 이를 거주 연 8%(최대 80%) 로 합칩니다. 2027년은 현행을 유지하고 2028년에 거주 6%·보유 2%로 넘어간 뒤, 2029년부터 보유공제가 사라집니다.
종합부동산세도 같은 방향입니다. 1세대 1주택자의 보유기간별 세액공제가 거주기간별 공제로 바뀌고, 2027년은 기존 보유공제의 절반과 거주공제 중 높은 쪽을 고르는 과도기입니다.
전세를 놓고 다른 곳에 사는 집주인 입장에서는 공제가 줄어드는 셈이라, 직접 들어와 사는 선택지를 다시 계산하게 됩니다. 세입자에게 갱신 거절 통보가 늘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여기서 나옵니다.
2. 계약갱신청구권은 언제 어떻게 쓰나

계약갱신청구권은 세입자가 계약을 한 번 더 연장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요구할 수 있는 기간과 횟수가 정해져 있습니다.
- 요구 시기: 임대차가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 횟수: 1회만
- 연장 기간: 2년
- 조건: 전 임대차와 같은 조건. 다만 차임과 보증금은 법이 정한 범위에서 조정 가능
기간을 놓치면 이 권리는 쓸 수 없습니다. 대신 집주인이 그 기간에 아무 통지도 하지 않았다면 묵시적 갱신이 되어 계약이 2년 더 이어집니다. 다만 세입자가 두 달 치 차임을 밀린 사실이 있는 등의 경우에는 묵시적 갱신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3. 집주인이 거절할 수 있는 9가지 사유

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고 못 박은 뒤, 예외를 9가지로 열거했습니다. 여기에 없는 이유로는 거절할 수 없습니다.
| 번호 | 거절 사유 |
|---|---|
| 1 | 세입자가 2기의 차임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 |
| 2 |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한 경우 |
| 3 | 서로 합의하고 집주인이 상당한 보상을 제공한 경우 |
| 4 | 집주인 동의 없이 주택의 전부나 일부를 전대한 경우 |
| 5 |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주택을 파손한 경우 |
| 6 | 주택이 멸실되어 임대차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 |
| 7 | 철거나 재건축을 위해 주택의 점유를 회복할 필요가 있는 경우 |
| 8 | 집주인(직계존속·직계비속 포함)이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 |
| 9 | 그 밖에 세입자 의무를 현저히 위반하거나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 |
8번이 이번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조문이 괄호로 직계존속·직계비속을 넣어 두었기 때문에, 집주인의 부모나 자녀가 들어와 사는 경우도 포함됩니다. 형제자매는 직계가 아니므로 여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4. 실거주 사유로 거절당했다면 확인할 것
세입자가 그 자리에서 진위를 가릴 방법은 사실상 없습니다. 대신 나중에 따질 수 있도록 근거를 남겨 두는 편이 낫습니다.
- 거절 통보를 문자나 내용증명 등 기록이 남는 형태로 받아 둡니다.
- 누가 들어와 사는지(집주인 본인인지 부모·자녀인지)를 확인해 둡니다.
- 이사 후에도 그 주소의 확정일자 부여현황을 열람해 볼 수 있습니다. 새 임대차계약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단서가 됩니다.
거절 자체가 위법이 아니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 계약이 끝나는 것은 막기 어렵습니다. 실익은 아래 손해배상 쪽에 있습니다.
5. 실거주가 거짓이면 손해배상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해 놓고, 갱신됐다면 이어졌을 2년이 끝나기 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임대하면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
배상액은 미리 합의한 게 없다면 다음 세 가지 중 가장 큰 금액입니다. 조문에 "큰 금액"이라고 적혀 있어 세입자에게 유리한 쪽으로 계산됩니다.
| 기준 | 계산 |
|---|---|
| 1 | 갱신거절 당시 환산월차임의 3개월분 |
| 2 | 집주인이 제3자에게 임대해 받은 환산월차임과 갱신거절 당시 환산월차임의 차액 2년분 |
| 3 | 갱신거절로 세입자가 실제로 입은 손해액 |
환산월차임은 보증금을 월세로 바꿔 계산한 금액을 포함한 개념입니다. 전세처럼 월세가 없는 계약도 보증금을 환산해 계산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관련해서 계약 단계에서 확인할 서류와 순서는 아래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https://harumix.com/jeonse-fraud-prevention-checklist/
6. 갱신되면 차임은 얼마나 오르나
갱신은 전 계약과 같은 조건이 원칙이지만, 차임과 보증금은 조정할 수 있습니다. 상한이 정해져 있습니다.
조문은 "20분의 1의 금액을 초과하지 못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흔히 5%라고 부르는 그 숫자인데, 법에는 백분율이 아니라 분수로 적혀 있어 두 표현을 나란히 놓고 확인했습니다. 다만 시·도가 조례로 이 범위 안에서 상한을 더 낮게 정할 수 있습니다.
한 번 올린 뒤 1년 이내에는 다시 올릴 수 없습니다. 계약이나 증액이 있은 지 1년이 지나야 다음 증액 요구가 가능합니다.
종합부동산세 개편으로 집주인 부담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아래 글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https://harumix.com/property-tax-basic-deduction-2026/
자주 묻는 질문 (FAQ)
Q. 집주인이 바뀌었는데 새 주인이 실거주하겠다고 하면요?
새로 집을 산 사람도 집주인이므로 8번 사유를 들 수 있습니다. 다만 세입자가 이미 계약갱신을 요구한 뒤에 소유권이 넘어간 경우라면 다툼의 여지가 있어, 갱신 요구 시점을 기록으로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계약갱신청구권을 쓴 뒤 중간에 나갈 수 있나요?
갱신된 임대차의 해지에는 묵시적 갱신의 해지 규정이 준용됩니다. 세입자는 언제든 해지를 통지할 수 있고, 통지가 집주인에게 도달한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생깁니다.
Q. 구두로 요구해도 되나요?
법이 형식을 정해 두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나중에 요구 시점을 두고 다투기 쉬우므로 문자나 내용증명처럼 날짜가 남는 방법을 권합니다.
Q. 실거주로 거절당했는데 집주인이 그냥 비워 두면 배상 대상인가요?
손해배상 조항은 "제3자에게 임대한 경우"를 요건으로 합니다. 비워 두기만 한 경우는 이 조항에 바로 걸리지 않아, 실제 손해를 별도로 다투는 방식이 됩니다.
Q. 계약갱신청구권은 월세도 되나요?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는 주거용 건물 임대차라면 전세와 월세 모두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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